유길채가 남연준(이학주)도 아닌 다른 사내와 혼인하려 한다는 것에 이장현은 깊은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 유길채는 이장현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도 놀란 마음을 안고 달려왔다. 하지만 이장현은 유길채에게 모진 말을 쏟아냈다. 유길채도 몇 번이고 자신을 두고 훌쩍 떠나버린 이장현을 애타게 그리워한 것이 속상하고 가슴 아파 차갑게 돌아섰다.
그런데 유길채가 구원무와 혼인을 결정한 것에도 사정이 있었다. 유길채의 아버지를 구원무가 지켜준 것. 또 이장현이 심양으로 떠날 때 했던 것과 같은 말을 하는 구원무를 보며, 유길채는 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유길채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량음(김윤우)이었다. 량음이 유길채에게 이장현이 죽었으며, 죽기 전 다른 여인을 만났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에 이장현은 “낭자가 주는 벌을 받고 낭자 손에 죽겠어”라며 “나와 갑시다”라고 말했다. 순간 두 사람은 격정에 휩싸였다. 그리고 손을 꼭 잡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장현과 유길채는 함께 도망쳤다. 이장현은 유길채에게 “낭자의 종이 될테요”라며 세상 가장 애틋한 청혼을 했다. 그러나 사랑만 생각하기에는 두 사람이 처한 운명이 너무도 가혹했다. 유길채는 이장현과 떠나기 전 잠시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왔다가 구원무와 마주쳤다. 도망치던 유길채는 자신만을 바라보는 아버지, 동생, 생사고락을 함께한 벗 경은애(이다인 분)와 식구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은 그들을 두고 떠날 수 없음을 깨닫고 말았다.
결국 유길채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장현은 멀리서 유길채를 지켜봤고, 눈물 흘리며 돌아섰다. 유길채는 이장현에게 꽃신과 일부러 차갑게 쓴 서신을 전했다. 둘의 운명이 또 한번 엇갈린 것. 그렇게 이장현은 떠났고, 유길채는 가슴이 끊어지는 슬픔을 느끼며 멀리서 떠나는 이장현을 바라봤다. 2년 후, 이장현은 심양에서 조선 포로들을 구해줬다. 이 과정에서 청나라 포로사냥꾼 파란 복면(이청아 분)과 마주하며 ‘연인’ 10회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