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구속과 구위는 예전 수준에 못 미친다. 하지만 이제 경험과 관록을 던진다. 칼날 같은 제구와 절묘한 공 배합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느린 수준에 해당하는 패스트볼을 던지지만 이닝을 손쉽게 먹어 치운다. 핀포인트 제구를 바탕으로 노림수에서 앞서며 타자들을 어지럽게 만든다.
야구도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30대 중반에 수술 경력도 여러 번 되는 류현진을 1년 2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다린 진짜 이유다. 숫자나 기록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대투수’의 존재감을 내뿜기에 기대를 접지 않았다. 이번에 빅리그에 복귀해서는 특히 ‘커브’가 눈에 띈다.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듯 더 느린 커브를 던진다. 시속 100km가 조금 넘는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30대 중반 나이에 느린 공을 던지는 류현진의 존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눈길을 끈다. 시속 160km가 넘는 파이어볼러들이 많은 빅리그에서 류현진 같은 투수가 살아 남는다는 것 자체가 연구 대상으로 비친다. ‘투수에게는 구속과 구위보다 제구와 커맨드가 더 중요하다’는 기본 진리를 깨닫게 하기에 류현진의 가치는 더 상승한다.
캐나다 언론들은 류현진의 부활을 반기며 재계약에 대한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야구도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부상으로 1년 2개월이나 집을 비운 30대 중반 투수가 느린 공을 가지고 빅리그 타자들을 농락하니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쇼타임을 다시 시작했다.



, 류현진이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던진 탈삼진 결정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심재희 기자]</p><p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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